본문 바로가기

일개미 달

[스타벅스 30대 신입 바리스타 일기 4편] 두달차, 퇴사를 꿈꾸며 출근하는 희망 없는 바린이의 엉망진창 장문 일기(ISFP의 고뇌)

0.
머리가 아프다.
스타벅스에서 근무한 지 2개월이 지났고 두 번째 월급을 받았다.
더위와 이벤트는 매장의 매출을 폭발시켰고 직원들을 손목과 땀이 갈아 넣어졌다.
그 결과 생각보다 많은 돈을 받았다.

여태 불규칙한 생활 패턴 적응한다고 바쁘고, 업무 숙지한다고 바쁘고.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는 인간관계에 적응한다고 바빴다.
적응할만하면 사건이 생기고 며칠을 스트레스받았다.
그러다 최근 또 하나의 이벤트가 발생했다.
나는 이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 있을까?



1.
지금 있는 매장의 최고참 매니저는 처음 만날 때부터 오묘한 사람이었다.
마스크 너머 눈웃음 지을 땐 한 없이 예쁘고 인자해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싸늘하고 차가운 태도로 돌변하는 모습이 도무지 적응이 잘 되지 않는 종류의 사람이었다.

신입 바리스타가 오래 근무한 수퍼바이저와 대화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
기껏해야 업무 중 헷갈리는 것을 물어보거나, 도움을 받게 되면 고맙다고 하는 정도의 소통만을 할 뿐인데.
2달 가까운 기간 동안 이 수퍼바이저는 내가 질문을 할 때마다 늘 반응이 쎄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원래 그런 사람이겠지 싶다가도 2달 차가 되어가는 지금은 너무 분명하다.
이 사람은 나를 싫어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런 태도로 일관하는 건지, 경직된 분위기의 직장생활을 힘들어하는 나로선 적응도 힘들고 불편했다.
그렇기에 해당 수퍼바이저님의 노골적인 태도가 신경 쓰였고, 이해가 되지 않으니 불만으로 변해갔다.

만약 질문하는 달이 공부도 하지 않고 순간순간 물어만 보는 v핑프 빌런v 처럼 보였다면.
어떤 것에 대해 공부를 하라고 하건, 이 영상 안 봤느냐 혼을 내건, 해당하는 피드백을 준다면 그에 맞춰 발전하려 노력을 해볼 텐데.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쌩하니 냉담한 태도로 일관하니 도무지 뭘 잘못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날이 갈수록 피드백에 화를 섞어 표현하는 포인트가 잦아지기에 해당 수퍼바이저와의 접점을 되도록 만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입 바리스타인 나로선 수퍼바이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많았고, 질문과 요청이 내심 쉽지 않았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2.
입사 초반의 최대한 유연하게 모든 것을 수용하려던 마음은 지금은 작아져 보이지 않는다.
감정 안테나의 민감도가 높은 나로선 그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면 도저히 감당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감정에 휩쓸리면 생각이 많아지고, 실수하고, 긴장하고, 스트레스받고, 아파질 것이기에,
같은 상황을 반복해서 접할수록 감정을 숨기고 말은 줄이고 주어진 일에만 집중했다.

해당 매니저에게 불만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빈틈을 채우기 위해 별 짓을 다했다.
내가 부족해서 그러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우울해지지 않기 위해 매일 20분 근력운동을 했고, 유튜브 영상에서 직장 생활 잘하거나 문제 되는 행동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각종 영상을 시청하고, 마음 가짐을 긍정적이고 가볍게 가지려 명상도 하고 법문도 들었다.
그렇게 애쓰다 보니 결론적으로는 나를 싫어하는 이에게 애써 잘 보이려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차단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점점 잦아지는 냉대에도 무심해지려 애썼다.

어느 날은 해당 수퍼바이저가 바리스타들에게 화를 내며 피드백을 했는데, 그 화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점점 더 딱딱한 목석처럼 변해갔다.
화를 내며 말을 하면 파트너들이 더 이해를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저 사람도 참다 참다 터진 걸까? 그렇다면 왜 터지기 전에 미리 피드백을 하지 않는 걸까?

의문에 의문에 의문.
나도 참 궁금한 것도 많다.

외부에 티 내지는 않았지만 내부에서 부단히 애쓰는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모든 관계에 피로감이 느껴졌다.
좋은 관계도 불편한 관계도 직장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일을 하러 모인 똑같은 노예들끼리 왜 이리 힘들게 살아갈까.
나는 왜 이리 민감하고 감정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걸까.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올랐지만, 결국 부정적인 생각이니 넘기고 넘기면서 고군분투했다.

벽에 붙여놓고 하루하루 괴로울 때마다 실행하는 메모들.


3.
사건이 터진 건 최근 일이다.
내가 고객 응대하는 과정에서 소통을 어설프게 하여 잘못에 대한 내용을 해당 수퍼바이저에게 피드백받아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대략 어떤 내용이냐 하면,
나는 음료를 마무리해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고, 한 개인컵 고객이 다가와 이미 주문한 음료의 사이즈 업을 해줄 수 없느냐 묻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계량컵에 샷이 들어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고객에게 재결제를 하시면 해드린다고 안내했다.
그리고 커피의 제조 컵을 바꾸려는 찰나 옆에서 음료를 만들고 있던 해당 수퍼바이저가 샷을 부었다.
그걸 보면서 나는 고객님이 사이즈업을 하실 거라고 이야기했다.(샷을 하나만 더 추가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수퍼바이저의 피드백은 이러했다.
"왜 나한테 바로 말 안 했어요? 난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면 돼요 안돼요?"
"그래서 어떻게 할 거예요? 고객님 포스로 가셨는데?"
"포스에 전달은 했어요?"
"고객님한테 뭐라고 전달했어요? 500원만 결제하면 돼요 안돼요?"


음료는 제조 전이고 수퍼바이저는 뒤 돌아 다른 일을 하고 있었기에
순간의 판단에선 손이 빠르게 움직이면 될 거라 생각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고 음료가 많아 정체되는 상황도 아니어서
1샷만 더 추가해서 재결제 하고 오시면 기다렸다가 제공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고객이 원하면 서로 손해 보는 것이 없으니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정도의 유동성은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서비스라는 생각도 지배적이었다.

지금 와서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면서 생각해보면
원칙과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을 지적하기 위해 그렇게 집요하게 몰아세웠던 게 아닌가 싶다.
내가 500원만 추가 결제하면 된다고 잘못 안내했을 거라는 오해도 있었던 것 같다. (결제 후 500원만 추가 결제해서 사이즈업은 불가능하다, 결제를 취소하고 재결제 해야 한다.)
그리고 아마 그동안의 습관처럼 배어있는 나의 업무 방식과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다.
가슴은 새가슴처럼 쫄아들어 있어도 고객 앞에선 능숙한 척을 아주 잘하는 연기자니까.
초보 바리스타처럼 모든 걸 잊어버리고 어리바리하면서 완전히 의지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도 해본다.
그동안의 경험과 습관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처세술 부족인 걸까?
정확히는 모르겠다. 본인에게 이유를 못 들었기에. 추측은 팩트가 아니니까.

어쨌든,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서
당시에는 내 기준 이것도 저것도 하지 못하게 멈춰 세우곤 나무라기만 하는 슈퍼바이저의 소통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제가 잘못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는 거냐" 라며 스트레스를 표출했다.

당연히 배우는 입장에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안된다.
하지만 이놈의 성격이 문제다. 답답함을 참지 못했다.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해결하거나 벗어나고 싶어 한다. (단체/직장 생활 못하는 인간 특)
난 도무지 이유는 꽁꽁 숨겨놓은 채 날 선 어투로 다그치기만 하는 그 화법에서 어떤 장점도 해답도 찾아낼 수 없었기에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났다.

그것이 스타벅스에서 가르치는 수퍼바이저가 업무를 바리스타에게 가르치려는 방법이라면 실패했다.
나에겐 불쾌감 외에 습득된 정보는 없었다.(실제로 내가 처신을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는 말해주지 않고 몰아붙이기만 했다.)
만약 적절하지 않은 신입의 기를 죽이거나 걸러내서 쫓아버리는 그들만의 방법이었다면 성공했다.
처음부터 쭉 위축된 상태로 주어진 업무를 해내는 것만도 벅찬데 감정적으로 극단적인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바에서 그런 일이 있은 후 나는 심장을 쿵쿵 뜀을 느꼈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내가 뭘 그렇게나 잘못했기에 저렇게 까지 말하는 걸까.
(나는 직장 생활 중 그래 본 적이 없거니와, 한다면 정말 싫은 사람에게 할만한 행동.)
나의 뭐가 문제인지 왜 피드백을 명확히 해주지 않는 것일까.
구체적인 피드백을 바라는 것이 그렇게 큰 욕심인 걸까?

화난 감정보다 답답함이 더 크고 오늘 넘어간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었다.
나는 슈퍼바이저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주기를.
불러도 쌩하니 못 들은 척 지나가는 그 수퍼바이저에게 뭘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 걸까 싶다가도,
뭐라고 말해야 기분 나쁘게 들리지 않을까, 뭐라고 말해야 오해 없이 의도가 온전히 전달될까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수퍼바이저가 업무를 하느라 멈춰 선 바로 옆에 서서 말했다.

"제가 뭔가 잘못한 게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수퍼바이저는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했고 나는 기다렸다.
이미 일은 손에 잡히지도 않고 그 시간만 기다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백 룸에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수퍼바이저 왈.
"나는 너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동안도 그랬고, 이번에도 말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해주는 거다."
"여기는 니 마음대로 하는 곳이 아니다."
"너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거냐? 모른다면 너도 문제가 있는 거다."
"잘못한 게 있으면 말해달라? 내가 아까부터 생각할 시간을 줬는데, 그 시간 조차 허비한 거냐?"
"나는 정말 기분이 나쁘고 사과를 받고 싶은 거다. 말을 자꾸 해서 상황을 길게 만들지 마라."


솔직히 벙쪘다.
첫째, 생각의 틀이 너무 달라서.
둘째, 나를 생각보다 더 부정적인 프레임으로 보고 있어서
셋째, 이 사람의 말을 도저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워서.

일단 나는 아까 바에서 소통을 잘못한 것과 말대답 한 부분에 대해 잘못했다고 말을 했는데,
그거 외에도 나의 태도가 매우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나 또한 본인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유가 이거였구나.
솔직히 지금도 어떤 시점부터, 어떤 부분에서 기분이 나빴던 것인지 모르겠다.
자존심 부린다느니, 변명한다느니 이야기했는데,
그 사람 눈에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 그렇게 보였는지 알 수가 없다.
남의 말만 듣고 살아온 모든 습관들을 바꿀 순 없는 것 아닌가.
들은 대로 나 잘났소 하며 일해본 적이 하루라도 있었다면 덜 억울했겠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오래 했고 일도 잘하고 싸늘하지만 한편으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마냥 가볍게 넘기기는 어려운 피드백이었다.
그렇지만 구체성이 부족하고("네가 알아내야지" 같은 말은 사실 가스 라이팅처럼 느껴져서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불쾌한 감정이 섞인 피드백을 얼마만큼 수용해야 하는지 또한 혼란스러웠다.
피드백을 바로바로 적용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헛노력 한 기분이라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았다.



4.
사건이 마무리된 후,
마무리되지 않은 나의 머리와 가슴은 혼란스러웠다.
어쨌든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을 감수해가며 말해준 타인의 소중한 피드백이니 자책하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에 대해 탐색해 보았다.
요즘 유행하는 MBTI유형 중 ISFP인 나.
내향적이기에 타인의 부정적인 표정과 태도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취약하다.
무례하거나 공격적인 사람에게는 표현하진 않지만 불편한 마음이 생긴다.
그래도 직장과 같이 함께 지내야 한다면 되도록 불편한 마음을 외면하면서 모두를 똑같이 대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무례하다면 그냥 떠나버린다. 견디면 아프게 되더라.)
무례함에 대한 방어적인 공격성과, 감정을 편하게 내놓지 않는 경직된 태도 가 타인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내가 나약하다고 생각하지만, 타인의 눈에 나는 멀쩡한 인간이니까.
또한 계획적이지 못한 탓에 생각보다 행동이 더 빨리 나가는 것이 경솔하고 건방져 보일 수도 있으리라 추측해본다.(~~TJ유형 같은 사람들이 부럽지만, 안타깝게도 나를 싫어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TJ들이다.)

나는 상대의 태도에 점점 마음이 닫혔다고 생각한다.
그 수퍼바이저는 어떤 시점, 어떤 포인트에서 불쾌했을까?
누구에게서 먼저 부정적 감정이 피어올랐을까?

나는 궁금했다.
그리고 설명하고 싶었다. 그런 거 아니라고.
당신에게 배우고 싶고 잘 지내고 싶다고.
나의 억울함과 그의 불쾌함을 해결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수퍼바이저는 말은 필요 없고 그냥 사과받고 싶다며 불편한 기색을 비췄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 사람은 그냥 "네 죄송합니다"가 듣고 싶은 거였구나.
소통으로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내 욕심이었구나.
크게 알아챔과 동시에 스스로의 노력이 헛되었음을 깨우치는 뼈 아픈 순간이었다.

그의 솔직한 감정에 대해 알게 되니 그제야 지난날이 조금 이해가 되었다.

이 사람은 나를 그냥 싫어해버릴 수도 있고, 그냥 병신 취급해버릴 수 있고, 답답하면 뒤에서 좀 씹고 잊어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그렇게 싫은 감정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자기감정을 솔직히 말했다는 것은 큰 노력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고마우면서 한편으로는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
이 것이 불편한 관계를 직면한다는 것일까.
문제 해결의 키를 상대방이 손수 가져다주었는데,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단순히 나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만이 아니라,
20대 때부터 느껴온 그 눈빛들.
과거의 그것들에 대한 답이 물밀듯 밀려왔다.
패턴으로 보자면 그 눈빛들을 견디다 못해 병들고 참다못해 도망치는 그런 자신의 삶.
불과 몇 년 전의 그 아이가, 얼마나 대단히 발전하고 강해졌을까?
앞으로 이런 것들을 견디면서 이 직장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다.

 

뭘 해도 일관성있게 게으름뱅이 아싸로 나온다. 그렇다는 건 나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빠른 인싸들이 존재한다는 소리다.


5.
변화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입장을 바꿔보고 납득해보기 위해 스스로의 문제를 짚어댔지만,
사실 근본적으로 문제 있는 인간은 없지 않은가?
서로 각자 마음에 안 드는 것을 보고 불편해할 뿐이지.
자신은 바뀔 생각이 없는, 나를 이해할 생각이 없는 타인의 피드백을 듣고
스스로를 검열하고 고치려 애쓰는 것은 자존감을 더 바닥으로 끌어내릴 뿐이다.
과거에 경험이 있는 바, 확실히 안다. 깊은 우울감에 빠져 삶을 좀먹을 뿐이었다.

생각이 많아진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아마 2~6개월 앞 선배 바리스타들의 모습이 편안해 보였다면 고민은 조금 줄어들었을 거다.
하지만 모두들 또 다른 문제로 힘겨워하고 있다.
근무 한 달 차쯤 들은 건데, 종종 개개인 별 숙제도 주어진다고 한다.(소소하더라도 성장을 위한 노력들)
스타벅스의 이런 문화는 성장을 위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나는 딴 주머니도 차고 싶고, 그렇게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애쓰고 살고 싶지 않은 편이라 알면 알 수록 모든 시스템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아무리 공부하고 성장해봤자 퇴사하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 남의 회사 일 아닌가.)
그렇기에 주어진 일 외에는 에너지를 들이고 싶지 않건만, 스타벅스는 나의 열정과 시간을 투자하라고 압박을 주는 것만 같다.
스타벅스는 열심히 사는 열정맨들만 다닐 수 있는 직장인 걸까.
아님 내가 게으름뱅이에 노오력을 안 하는 한심맨인걸까.

둘 다인가.

이런 고민을 하며 직장 생활을 해봐야 나에게도 직장 동료들에게도 민폐이기에, 3개월 차가 될 때는 결단을 내리자고 결심을 했는데
현실적으론 조건이 좋은 데다가, 남들도 이 정도 불편함은 견디며 살 텐데 하며 남과 나를 비교하는 마음도 있다.
실제로 종교활동 외에 사회에서 편안하게 섞여본 기억이 없기에 또 상처 받고 병들게 될까 두렵다.
생각이 많다.
별의별 생각을 하느라 여태 두통에 시달리는 중이다.



6.
그래도 출근은 한다.
생각은 많지만 결정이 안 났으니까.
과연 언제쯤 확신이란 게 생길지는 잘 모르겠지만.(또 사건이 터지면 진짜 도망갈 거다.....)
또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수고했다. 고생 많다 나 자신.

 

 

 

 

 

 

 

 

이후 내용이 궁금하다면 👇

https://cloud16moon89.tistory.com/43?category=938772 

 

[스타벅스 30대 신입 바리스타 일기 5편] 마지막 글. 4개월차 퇴사, 이 일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 (

블로그를 꽤 방치했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이런저런 내용을 쓰기도 했고, 간단히 포스팅해볼까 했지만 마음이 나지 않았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직장생활을 하면 늘 에너지가 부족하다. 타

cloud16moon89.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