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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미 달

[스타벅스 30대 신입 바리스타 일기 1편] 입사 하자마자 첫 주에 하는 일

입사 후 근무한 지 1주가 지났다.

정말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생각과 감정들보다도 더 많은 에너지를 학습에 쏟아야 할 만큼 바쁜 한주이기도 했다.

달은 지난 한 주를 돌아보고 느꼈던 것들을 떠올려보면서,

간단히 스타벅스의 신입 바리스타가 첫 주에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교육 내용은 대외비이기 때문에 업무 명칭이나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서술하지는 않고,

신입인 달이 적응하며 매장에 대해 느낀 점 위주로 쓰도록 하겠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겠지만, 처음으로 준비 중인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하겠다.

 

 

1. 입사 첫날 - OJT

출근 전 점장님에게 이런저런 전달 사항을 듣게 되는데, 그중 강조한 내용은 출근 시간 10분 전에 도착해 달라는 것이었다. 당연할 수 있는 내용이겠지만, 생각보다 근무 시작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해도 됐다.

달은 출근 시간 15분 전에 도착해서 파트너 분께 첫 출근임을 알린 뒤 잠시 기다렸다.

이후 부점장님이 이름표와 앞치마 모자 등 이것저것 챙겨주셨고, 점장님께 서류를 드리고 체온을 잰 뒤 간단한 규칙 같은 것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서 처음엔 얼떨떨하고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근로계약서 작성.

달은 이 부분에서 기분이 살짝 묘했다. 첫날에 근로계약서 작성하는 회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

이후 앞으로 사용할 프로그램 설치 및 용도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프로그램 개수도 많고 이것저것 설명도 많아서 기억할 자신도 없고 점점 멘붕이 왔는데, 나중에 여유시간마다 하나씩 열어보면서 익숙해졌다. 그리고 초반에는 학습이나 스케줄 확인 외에는 다른 앱을 이용할 일이 딱히 없기도 해서, 필요 이상으로 걱정을 했던 것 같다.

 

그다음으로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에게 제공하는 복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인상 깊었던 것은 채용 후에 복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주고,

잘 사용하도록 친절하게 권고해주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잘해주는 만큼 일은 얼마나 힘들 까에 대한 생각도 했다.

 

이후 위생교육을 진행했는데, 법적으로 정해진 위생 교육을 마치지 않으면 근무가 절대 불가능하다고 했다.

알고는 있지만 보통 가맹점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인데 정확하게 지키려고 하는 모습이, 확실히 잃을 것이 많은 대기업이라 잘 지키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스타벅스 파트너 전용 프로그램을 휴대폰에 다운로드하여 자가학습을 진행했다. 

위생 교육은 식품 업계에서 일해왔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알고 있을 법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달은 당시 긴장을 많이 하고 있어서 마치 시험공부하듯 열심히 공부를 했었는데,

이렇게 되면 근무시간 안에 학습을 마치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 안배를 잘해서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정도로 학습을 진행해야 한다.

 

파트너 음료로 마신 아이스 화이트 모카 :)

 

 

2. 나머지 6일 - 학습, CS 업무

 

한 주간 스케줄은 고정적이지 않고 중구난방이었다. 

불규칙한 스케쥴은 출근 스트레스가 적고 개인 스케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지만, 취침 시간이 불규칙해져 생체 리듬이 깨지기 쉬운 것 같다. 지금의 달 역시 12시 전에는 잠드는 편이었는데 새벽 5시가 다되도록 잠을 못 자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우선 출근을 하면 30~1시간 정도 자가 학습 시간을 갖고, 이후 시간부터는 신입이 가장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CS 업무를 진행했다. CS 업무는 다른 파트너들이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역할인데, 간단히 말해서 각종 잡일을 도맡아 해결해주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달은 이 조차도 아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홀 청소 및 세척 같은 CS 업무 중에서도 제한적인 부분만 진행하였고, 다양한 파트너 및 매니저님들이 도움을 주셨다.

정말 신기한 것은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교육을 하는데도, 교육에 혼선이나 지장이 없었다는 것이다.

교육 상황에 대한 선임 파트너 간의 피드백이 오가는 것 같았고,

이런 부분에서 신입 교육을 진행하는데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기본적인 교육 관련 자료와 영상 등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매뉴얼 좋아하는 달은 매우 감탄함과 동시에 공부하고 외워야 할 것도 많아서 정말 많은 에너지를 학습하는데 할애했다.

 

학습을 며칠 진행하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히는데, 중간중간 선임 파트너들이 부재료를 만들어 보도록 시켜보기도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말하도록 시키기도 한다.

정말 노력해서 많은 공부를 했고 많은 부분을 알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신입 바리스타 혼자서 새로운 업무를 진행하게 두지 않는다. 달은 이 부분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론과 영상으로 학습한 것을 실습하는 과정을 누군가 지켜봐 주는 것이 굉장히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것 같아 아주 좋은 교육 시스템이라고 생각되었다. 실제로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을 직접 진행하려 하니, 부재료 위치나 실제 사용하는 언어가 생소해서 도움이 필요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파트너들의 피드백들이 스트레스였다고 하는 후기가 많아 걱정이 많았는데, 1주간 겪어본 바로는 아직까지 크게 불편하거나 힘든 파트너의 피드백은 없다.

 

또 다른날 마신 아이스 유기농 말차 라떼. 달지 않고 녹차향이 은은해서 맛있다.

 

스타벅스 현 근무자와 퇴사자 후기를 많이 찾아보면서 걱정이 많았었다.

달은 모든 사람을 좋게 볼 수 있는 긍정의 눈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나를 싫어하는 티가 나는 사람을 웃으며 이해할 정도의 대인배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날부터 긴장하고 빠르게 학습하려고 애쓰고, 주어진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해 내려 노력했었다.

퇴근 후에도, 쉬는 날에도 학습에 전념했고 예전에 근무했던 직장보다 2~4시간은 근무를 덜 했음에도 노는 시간이 전혀 없을 정도로 빡빡한 한 주였다.

 

적어도 스스로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피해를 덜 끼치고,

그렇게 되면 마음이 다치는 일도 덜하지 않을까 싶은 짧은 생각에서 시작한 행동이었다.

그렇게 지내다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면서 깊은 우울감을 느꼈는데,

달이 오래 근무하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던 때의 느낌이었다.

달은 그런 느낌이 들자마자 학습에 들이던 모든 에너지를 반으로 줄였다.

그리고 바쁜 주말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잘하고 싶은 욕심,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방어기제.

딱 20대 초중반의 그 수준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인 한 주였다. 

스타벅스는 분명 신입 바리스타를 교육시키기 좋은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고, 굉장히 효율적인 시스템이지만 방대한 교육 자료에 부담이 컸다.

그 어떤 파트너에게 물어보아도 개인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기에 더욱 그랬다.

바리스타 일을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멘붕을 겪지 않을까.

 

앞으로 잘하고 싶지만, 불행하고 싶지는 않다. 

욕심이 100이라면, 기대 수준을 80으로 낮추되, 20은 파트너들의 피드백으로 채우면서 달의 속도에 맞게 나아가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 주간 고생한 스스로를 칭찬해본다.

정말 열심히 했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

[스타벅스 신입 바리스타] 근무 한달도 채 안되어 퇴사를 생각하다 https://cloud16moon89.tistory.com/32

 

스타벅스 바리스타를 꿈꾸는 이에게 (입사지원서 넣기 전 읽어 볼 것)

달은 요즘 생각이 많다. 스타벅스에 입사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지금,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이런 난관에 대해서는 그 어떤 퇴사/종사자 후기에서도 볼 수 없었다. 물론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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